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66회 정기연주회 취소 KBS교향악단… 해법은/ "법인화로 변혁 성공한 서울시향을 롤모델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66회 정기연주회 취소 KBS교향악단… 해법은/ "법인화로 변혁 성공한 서울시향을 롤모델로"

입력
2012.03.13 10:51
0 0

"Show must go on. 알죠?" 급히 연락을 받고 달려온 지휘자 박은성씨가 리허설을 앞두고 단원들에게 던진 일성이었다. 8일 KBS교향악단의 제666회 정기연주회는 결국 '그들만의 연주회'로 끝났다. 이날 상임지휘자 함신익씨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가운데 단원들은 오후 3시 한국예술종합학교 KNUA홀에서 박씨 지휘로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등을 연주했다. 연주복을 갈아입었지만,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당초 연주회는 건너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7일 오후 9시께 리허설 도중 단원들과 또 충돌한 지휘자 함씨는 연주회를 취소하고 악단측과 연락을 끊었다. 2010년 함씨의 취임 이후 끊이지 않던 단원들과의 불화가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KBS, 지휘자, 단원 모두의 책임이죠." 서울시향 공연기획 자문위원 오병권(57)씨의 말은 일견 양비론으로 들린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법인화라는 처방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 한국의 대표적 교향악단으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시향의 경험이 녹아 있다.

오씨는 "한국 최고의 위상을 찾기 위한 작업에는 법인화가 최선의 답"이라며 "예산의 대폭 확대와 단원들의 개선 의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서울시향의 법인화 작업 당시 100여명의 단원들을 일일이 만나 이해시키는 발품을 마다하지 않았다.

2000년 서울시향에 닥친 균열의 계기 역시 외견상으로는 오디션이었다. 당시 지방 관현악단보다 못하다는 빈축을 사던 서울시향은 법인화라는 구조변혁 작업과, 실제적 수순으로 오디션 절차에 합의하며 파국을 면했다. 오디션에서 노조ㆍ비노조원의 구분은 절대 없으며, 탈락하더라도 임금은 보장한다는 등의 대전제 아래 2005년 5월 오디션이 치러졌다. 그에 앞서 서울시향을 회생시킬 카드로 정명훈씨를 예술감독에 내정하고 벌여온 물밑 작업과 맞물린 수순이었다. 노사 합의를 거친 서울시향의 변혁은 콜럼비아대 교재에도 실릴 만큼 주목받고 있다. 오씨는 "국내 인맥ㆍ지연ㆍ학연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정명훈씨의 특성도 (성공적인 변혁을 이끈 요인에서) 빠뜨릴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서울시향은 당시 전문 컨설팅을 받고 이 작업을 진행했다"면서 "솔리스트로서 자부심도 강한 단원들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공연기획 등 경험은 물론 개별 사안에 대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무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단원들에게는 자신이 잘릴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가장 컸다"며 "교육 프로그램 인력으로 활용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