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산업은 술, 도박, 무기 산업과 함께 해악(害惡) 산업으로 불린다. 국민들의 건강을 해친 대가로 돈을 번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국내 점유율 1위인 KT&G는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이런 편견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담배가 오히려 외화벌이에 한몫을 하는, 우리 경제의 효자상품임을 앞장서 증명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그 생산과정도 어느 제조업 못지 않게 친환경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KT&G는 과거 담배인삼공사였던 시절 담배가 주 수입원이었고, 그 것도 내수 판매 위주였다. 하지만 2002년 민영화 이후 사업 다각화를 통해 변신을 꾀했다. 당시 70%가 넘던 담배시장 점유율을 50%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줄어든 수익은 건강사업 진출 및 해외 수출로 벌충했다. 특히 서유럽을 제외한 전세계 40개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수출규모도 2006년 3,300억원에서 5년 만인 지난해 6,800억원으로 급증했다. 생산량으로 보면 총 935억 개비 중 46%에 달하는 450억 개비가 해외로 나간다.
이 같은 수출 드라이브의 중심에는 KT&G 경북 영주제조창이 자리하고 있다. 한해 수출 물량의 40%가 이 곳에서 생산된다.
이 공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친환경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담배 포장을 확 바꿨다. 기존 담뱃갑은 재활용이 안되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은색 알루미늄 박지를 사용했지만 지난해 재사용이 가능한 종이박지를 개발해 생산공정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 보루 포장도 예외가 아니다. 원래 담배 한 보루는 하드케이스에 비닐을 감싼 형태지만 역시 지난해 비닐 없는 소프트케이스를 개발, 연간 약 1,000톤의 펄프와 167톤의 비닐을 절약하고 있다. 이밖에 에너지 재활용을 위해 인근 공장으로부터 증기를 제공받아 냉동기 가동용 연료로 사용, 연 944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소나무 18만여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이 같은 변화의 단초는 2010년 취임한 민영진 사장의 '친환경 사회공헌'방침이었다. 그 때부터 본사 내 품질관리팀과 R&D 부서인 'KT&G 중앙연구원', 현장 실무자 12명으로 TF팀이 꾸려져 10개월 간 연구 끝에 이 같은 결과를 내놓은 것.
영주제조창의 차영언 공장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저탄소 공정률을 높여 오염요소를 줄여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경영을 통해 사회적 공헌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영주=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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