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역 중인 룸살롱 업주가 뇌물을 줬던 경찰 리스트가 있다며 해당 경찰관들을 상대로 협박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감찰에 나섰다.
12일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따르면 투옥된 이모(40)씨가 최근 경찰관 6명을 상대로 과거에 뇌물로 줬던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협박을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룸살롱 13곳을 운영하며 '강남 룸살롱의 황제'로 불렸던 이씨는 미성년자를 고용해 룸살롱 내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하고, 42억 6,0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또 이씨가 과거에 알고 지낸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에게 최근 접견을 요청해 수억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정황도 파악하고 사실관계와 배경 등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이씨가 탈세 추징금을 내기 위해 '뇌물 회수'에 나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첩보를 듣고 투옥된 이씨를 몇 차례 접견했으나 이씨는 진술을 거부했다"며 "첩보에 거론된 경찰관들 중 5명은 과거 이씨와 통화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이들로 금품수수 여부도 감찰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구속되기 전 평소 경찰관들과 친분을 쌓으며 단속망을 피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씨와 접촉한 경찰관 63명을 상대로 감찰을 벌여 39명을 징계했으나 금품수수 등 구체적인 유착 실체는 밝혀내지 못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