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사 가운데 전자책을 발행한 적이 있는 곳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전자책 서비스가 시작된 지 20년이 가깝고 전용단말기 출시도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한국출판연구소가 지난해 말 출판사 50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자책을 발행해 본 출판사는 70곳(13.9%)에 그쳤다고 12일 밝혔다. 전자책 미발행 출판사 중 올해 전자책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한 곳도 11.8%뿐이었다. 이는 최근 3년간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납본 실적이 있는 4,011개 출판사를 설문 조사해 응답한 출판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으로, 전자책 관련 사실상 첫 전수조사다.
전자책을 내지 않는 이유는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22.6%로 가장 많았고, '경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21%) '주력 분야가 전자책에 부적합해서'(16.6%)가 뒤를 이었다. 전자책을 내고 있는 출판사들도 전자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6%에 그쳤다.
하지만 출판사들은 향후 전자책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수년 내 발행을 적극 검토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 비중은 지난해를 1%로 가정했을 경우 18.7%로, 자사 매출에서 전자책의 비중은 평균 13%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책을 낸 출판사들의 지난해 평균 발행 종수는 27.5종. 학술서를 주로 내는 곳이 평균 52.6종으로 가장 많았다. 종이책의 전자책 변환 비율은 47% 정도였다. 내용별로는 사회과학(19.3%), 문학(13.6%) 총류(6.8%) 아동(5.7%) 순이었다. 매체 종류별 매출은 컴퓨터(39%), 스마트폰(36.7%)이 대부분이었고 이어 태블릿PC(18.4%) 전용단말기(5.9%) 순이었다.
한국출판연구소는 "아직 많은 출판사들이 전자책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제작, 유통, 판매 과정의 포맷 표준화와 호환성 부족, 보안ㆍ정산 문제, 번역서 전송권 확보의 어려움 등 소규모 출판사들이 손쉽게 대응하기 힘든 시장 환경도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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