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부채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이 취업난으로 졸업 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에까지 재정적 영향을 미친다.
뉴욕에 사는 그레이(23)씨는 학자금 전문대출회사 샐리 매이로부터 4만달러의 학자금을 대출받아 지난해 5월 지리정보시스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졸업 후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매달 내야 하는 학자금 원리금과 연체수수료 등이 700달러에 달한다. 그는 "1년도 안돼 4만달러의 빚이 6만5,000달러로 증가했다"며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잉햄(70)씨는 아들의 학비로 5만달러를 대출받았지만 아들이 2009년 실업자가 되면서 학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최근 살던 집을 경매에 내놨다. 그는 "열심히 일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1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학자금 대출 규모가 2010년 1,000억달러에서 지난해 8,670억달러로 1년만에 8배 이상 늘었다. 미 전국소비자파산변호사협회(NACBA)는 "학자금 대출이 2008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같은 충격을 주진 않겠지만 미국 경제를 위협할 부채폭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CBA에 따르면 미 학자금 대출자는 3,700만명으로, 이들은 평균 2만3,300달러의 대출금을 갖고 있다. 대출자 중 10%는 빚이 5만4,000달러가 넘는다. 졸업 후 제때 갚지 못하는 대출자도 14.6%에 달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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