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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중학교 절반이 "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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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중학교 절반이 "니하오"

입력
2012.03.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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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B중학교는 지난해까지 3학년 생활외국어(제2외국어) 과목으로 일본어반 3개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전부 없앴다. 지난 학기 2학년 대상 희망조사에서 일본어를 택한 학생이 10여 명에 그쳐 학급당 적정 인원 40명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어 희망자는 폭증해 지난해 6개였던 중국어 반은 올해 9개로 늘렸다.

경기도 중학교에 중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 주요2개국(G2)으로 우뚝 선 중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면서 제2외국어 '중국어 편식' 현상은 한층 심화하고 있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587개 중학교 가운데 올해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편성한 학교는 전체의 절반 정도인 290개 교이다. 중학교 제2외국어는 학교별 교과재량이라 복수편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260개 교가 일본어를 선택하는데 그쳤다.

도내 244개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올해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편성한 학교는 220개교. 고교에서 일본어는 232개교로 아직 중국어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학교에선 이미 중국어가 일본어를 따돌리고 영어에 이어 명실상부한 제2외국어로 등극했다.

반면, 중학교의 서양어 교과편성 현황은 초라하기만 하다. 독일어는 부천시 부명중과 성남시 구미중 등 5개교, 프랑스어는 시흥시 한국글로벌중 등 11개교, 스페인어는 광명시 소하중 등 8개교에 불과하다. 러시아어와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편성한 중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서양어가 이 정도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도교육청이 2010년부터 제2외국어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교육과정 특성화교에 강사료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활성화 대책 전에는 서양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중학교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중학교의 중국어 열풍은 대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수원 성남 고양 부천 안양 과천 용인시 등에서는 대부분 학교들이 중국어만을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거나, 중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편성하고 있다. 이와 달리 양평군(중학교 12개), 이천시(15개교), 포천시(14개교)는 각각 한 학교씩만 중국어를 편성했다. 접경지역인 연천군은 6개 중학교 중 제2외국어를 교육과정에 편성한 학교가 하나도 없다. 따라서 제2외국어, 중국어 교육을 둘러싼 도시와 농촌간의 인식 차는 클 수 밖에 없다. 고양 B중학교의 한 교사는 "중국어 열풍에는 학부모 영향도 크다"며 "중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운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중국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중국어 독주시대는 고교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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