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여론조사 하위 현역 의원 25% 배제' 원칙에 따라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조사 대상을 131명에서 93명으로 축소해서 실시해 '꼼수 컷오프'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강승규(서울 마포갑) 의원이 11일"컷오프 여론조사는 전체 지역구 현역 의원 144명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을 제외한 131명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93명만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하자 권영세 사무총장이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
권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상대책위에서 공천위에 준 재량에 따라 93명에 대해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지만 현역 의원 38명이 컷오프 여론조사에서 제외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131명 중에서 단수후보 지역 15곳(전체 21곳 중 원외 6곳 제외)을 제외하면 공천위의 '재량' 대상은 23명에 달한 셈이다. 이에 대해 권 총장은 "비상대책위에서 컷오프 제도를 도입하면서 애초 불합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단수 후보라든지 기타 경쟁력이 월등하게 뛰어난 후보, 선거구 분구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먼저 배제하고 룰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권 총장은 23명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홍사덕 홍준표 이혜훈 의원에 대해선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당 비상대책위는 지역구 현역 의원 중 25%를 '컷오프'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이에 따라 공천위는 131명의 25%인 32명을 컷오프 규모로 정했다. 그러나 93명 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을 경우 하위 25%는 23명 가량이어서 "공천위가 탈락 규모를 자의적으로 변경했다"는 비판론에 휩싸일 수도 있다.
또 이재오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서울 성동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25% 컷오프 대상이 아니라고 들었다"면서 "공천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공천위원이 '진 의원은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후보로 적합하지 않느냐'고 말했는데도 권 총장이 '당 차원의 결정'이라며 밀어붙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종혁(부산 부산진을) 의원은 권 총장으로부터 받았다는 A4용지 1장짜리 컷오프 자료를 공개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조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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