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기상예측모델을 첫 도입했다.
공군 기상단 관계자는 "2일부터 전투기 이착륙 등 각종 훈련과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날씨 예측을 위해 국내 연구진이 10여년에 걸쳐 만든 '전 지구 지역통합모델시스템(GRIMs)'을 적용했다"고 11일 밝혔다.
공군은 전시 등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기상청과 별도의 기상예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동안은 미국 기상청이 개발한 '전 지구 기상예측시스템(GFS)' 자료를 받아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기상현상을 파악했다. 그러나 공군은 지난해 8~11월 국내 태풍과 호우 등 실제 강수현상과 두 모델의 예보치를 비교한 결과, GRIMs이 한반도 실정에 더 적합한 것으로 확인돼 올 2월부터 도입 준비를 해왔다.
GRIMs는 최대 2주일 뒤 날씨까지 내다볼 수 있다. 지구를 가로ㆍ세로 25㎞ 격자로 나눈 다음 강수량 풍속 습도 등 기상 정보를 토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려 날씨를 예측한다. GFS도 예측방식은 이와 비슷하지만 예측기간이 1주일로 짧고, 미국의 기상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한반도 주변 기상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웠다.
가령 GRIMs는 지난해 8월 5일 오후 9시쯤 태풍 '무이파'가 제주도 남서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한 반면, GFS은 제주도 남동쪽인 일본 큐슈 지방을 지난다고 내다봤다. 실제 무이파는 제주 남서 해상을 통과했다. 앞서 8월 3일 오후 11시쯤 대전서 시간당 40mm의 비가 올 거라는 GRIMs의 예보도 적중했다. 같은 시각 GFS의 황해도 지역 비 예보는 빗나갔다.
GRIMs 역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공군의 의뢰를 받아 GRIMs을 개발해온 홍성유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GRIMs는 GFS와 마찬가지로 현재 해수면 온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날씨를 예측하는 한계가 있다"며 "내년 2월까지 실제 해수면 온도변화나 해류 흐름 등을 고려한 좀더 현실적인 모델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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