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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전략적 가치' 등 쟁점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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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전략적 가치' 등 쟁점은 무엇

입력
2012.03.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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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 대한 발파 작업이 지난 8일부터 시작되면서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절차상 문제를 들어 공사정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고, 정치권의 공방도 그치지 않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가 과연 필요한지, 환경훼손 우려는 없는지, 안전상 우려는 없는지 등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는다.

'대양해군' 건설을 기치로 내건 해군은 우리나라 전체 교역 물동량의 99.7%가 통과하는 남방해상 교통로 보호, 한ㆍ중ㆍ일 해상분쟁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요충지라는 이유로 제주해군기지 건설 필요성을 주장한다. 예컨대 최근 중국이 자국 감시선의 순찰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이어도의 경우 현재 해군작전사령부가 위치한 부산에서 480㎞ 떨어져 있어 함정으로 21시간 30분(12노트 기준)이 소요된다. 반면 중국 상하이와 이어도의 거리는 327㎞에 불과해 유사시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도와 173㎞ 거리인 제주 남단에 해군기지가 들어선다면 출동시간이 7시간50분으로 단축된다고 해군은 설명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해군이 서해 5도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현존 위협을 강조하면서 제주에 기지를 만들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제주해군기지에 유사시 미 7함대가 주둔할 수 있어 미중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군기지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미군 항공모함이 들어오는 상황이 되면 제주해군기지는 중국의 공격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필요시 미국 함정이 일시 기항할 수는 있지만 제주해군기지는 우리 국방예산으로 건설되는 한국 해군 지원시설"이라고 말했다.

강정마을의 환경가치에 대한 논쟁도 여전하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구럼비 바위는 제주도 곳곳에서 나타나는 평범한 해안 현무암이라는 것이 정부와 군의 설명이다. 군은 지난해 10월 문화재청 조사에서도 보존가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럼비 바위 폭파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다. 또 공사장 사업부지 내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붉은발말똥게와 맹꽁이 유생(幼生), 멸종위기야생동물 지정예비종인 제주 새뱅이 등도 대체 서식지로 옮겼다는 것이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정부나 군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근거만 내세워 환경적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맨발로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평평한 너럭바위 형태의 해안암이 있는 곳은 제주도에서 강정마을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원 소장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구럼비 해안에는 바위와 사람들이 고대 때부터 어울려 안락한 형태로 이어져 온 유일한 곳으로 이런 민속적 가치가 있는 너럭바위는 다른 곳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문화재청의 조사에 대해 그는 "당시 조사에 참가한 한 위원에 물어보니 '잠깐 답사를 한 것뿐이며 문화재로써 전혀 가치가 없다고 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문화재청이 해군기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각종 허가기준을 완화해줬다"고 주장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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