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첫 월드투어에 나선 그룹 JYJ가 9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11일 페루 리마 공연을 끝으로 1년 가까운 대장정을 마친다. 칠레 일간지 라 테르세라는 6일자에 JYJ 콘서트의 티켓 매진 소식을 내보내며 "칠레에서 처음 열리는 K팝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월드투어의 마침표를 찍게 된 JYJ는 8일 산티아고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칠레에서 공연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우리 이름을 단독으로 건 콘서트를 열게 돼 신기하고 감격스럽다"고 했다.
공연장인 산티아고 카우폴리칸 극장은 3,000석, 리마 엑스플라나다 수르 델 에스타디오 모누멘탈은 6,000석 규모로, 두 공연 모두 티켓 판매 첫날 거의 매진됐다. 그 먼 남미의 팬들이 K팝에 열광하는 까닭은 뭘까. 김재중(26)은 "우리도 그게 굉장히 궁금하다"고 했다. 김준수(25)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음악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JYJ의 앨범은 칠레에 공식 발매된 적이 없다. 이들이 공연을 열 수 있게 된 데는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그리고 라디오의 힘이 컸다. JYJ가 남미 팬들을 만나기 시작한 것도 유튜브와 SNS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김재중은 "칠레, 페루, 브라질 팬들이 우리 노래와 춤을 따라 하거나 영상 편지를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로 많이 접했다"며 "남미 팬들은 한국어로 쓴 편지를 담은 소포를 보낼 정도로 열성적이다"고 했다.
세 멤버 모두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JYJ는 김준수의 뮤지컬 '엘리자벳' 출연과 박유천(26)의 SBS 드라마'옥탑방 왕세자' 촬영을 잠시 접고 남미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페인어권 공연은 지난해 10월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 김준수는 "이번 공연에서는 '겟 아웃' 등 일부 곡을 새로 편곡하거나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셔플 댄스를 안무에 더해 변화를 시도한다"며 "스페인어로 더 긴 문장을 말해 관객과 좀더 소통하려고 준비했다" 고 말했다.
JYJ는 동방신기 시절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아 국내 활동에 여러모로 제약을 받고 있다. 이들이 해외 공연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준수는 "JYJ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두렵고 불안했는데 이젠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됐다"며 "우리가 단독 공연을 갖는 것 자체가 뜻 깊고 행복하다"고 했다.
JYJ는 인터뷰에 앞서 최근 논란이 된 '사생팬'(사생활 캐는 극성팬) 욕설 파문과 관련해 사과하면서 고통도 토로했다. 이들은 "우리 신분증을 이용해 통화 내용을 모두 노출하고, 집에 무단 침입해 개인 물건을 촬영하고, 얼굴을 보려고 일부러 택시로 접촉사고를 내는" 일부 팬들의 스토킹으로 인한 고통을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해온 사과문을 통해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안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산티아고=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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