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정운찬 전 총리 등 대선주자급 인사를 내세워 독자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날 "당의 얼굴로 누구를 내세우는지가 신당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대중성을 갖춘 정 전 총리 영입 카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일부 의원은 최근 정 전 총리를 만나 신당 합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해 온 중도 성향의 정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삼을 경우 새누리당 낙천 의원은 물론, 다른 정파까지 규합해 원내교섭단체 수준의 제3 정치세력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논란 정국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운 정 전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울 경우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무소속연대로는 총선에서 활동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정 전 총리 등을 영입해 신당을 띄운 뒤 국민생각 등과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신당 합류에 일단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신당을 만들려는 일부 친이계 의원들과 정 전 총리가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의 궤가 다른 만큼 정 전 총리가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낙천 의원 일부가 국민생각 참여로 가닥을 잡은 데다 제3 정당이 역대 수도권 선거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친이계 낙천 의원은 "각본을 이미 짜놓고 시청률이 떨어질 만하면 흥행 요소를 끼워 넣는 식의 공천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정계개편을 부를 정도의 신당이면 몰라도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수준의 신당이라면 총선에서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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