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발표된 새누리당 4차 공천자 명단의 특징은 친이계 배려를 통한 계파별 '균형 모양새'만들기로 요약된다. 지난 5일 2차 명단 발표로 20명 가량의 친이계 의원들이 탈락 가시권에 들어가 '보복 공천'이라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탈락한 지역구 현역 의원 6명 중 4명이 친박계로 계파별 편중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새로 채워진 공천자들 다수가 친박계여서 '무늬만 계파 안배'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친이재오계 핵심인 진수희 의원의 탈락이다. 진 의원은 지난 5일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탈락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친이계 반발 무마와 여성 의원 배려 차원에서 진 의원을 회생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결국 진 의원은 밀려났다. 기자회견까지 열며 공천위를 압박한 이재오 의원의 측면 지원도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이에 따라 공천에서 배제된 상당수 친이계 의원들의 공천 불복 및 집단 행동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진 의원을 제치고 성동갑 공천장을 받은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이다.
이날 공천 탈락이 확정된 현역 의원 6명을 계파 별로 살펴보면 친박계가 4명으로 가장 많다. 친이계와 중립 성향의 강재섭계(이종구 의원)가 각 1명씩이다. 특히 부산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 3명(허태열 박대해 이종혁)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날까지 지역구 현역 의원 탈락자 전체 규모에선 친이계 13명, 친박계 8명으로 여전히 친이계가 더 많다.
부산 지역의 최대 관심사였던 김무성(남구을) 의원의 공천 여부는 또 다시 미뤄졌다. 친이계 안경률(해운대ㆍ기장갑), 친박계 허원제(진구갑) 의원의 지역구도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 3명 모두 여론조사 '컷오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ㆍ경북 지역의 공천자 발표도 지역 여론 수렴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연기됐다. 이날 서울 강남벨트 일부 지역 발표로 이종구 의원이 탈락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대표적 강재섭계 의원 두 명이 모두 이번 총선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친이계의 부진 속에 현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2명의 선전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 연제구에서 17대 의원을 지낸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연제구 공천장을 받아 재선 도전에 나서게 됐다. 역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7일 서울 영등포갑 공천을 받았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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