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횡령사건 고소인이 경찰청에서 음독 자살을 기도해 숨졌다.
울산경찰청은 8일 오후 2시께 청사 내 야외휴식공간인 함월정에서 이모(65)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관이 발견,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같은 날 오후 11시56분께 숨졌다고 9일 밝혔다.
발견 당시 이씨 옆에는 종이봉투와 독극물이 든 음료수 병이 놓여 있었으며, 봉투 안에는 '원통하고 분해서 죽음으로 항변합니다. 꼭 재조사해 처벌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와 서류 뭉치가 들어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동산업을 하는 이씨는 지난해 3월 자신 회사의 감사 최모(58)씨를 횡령혐의로 울산 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자신이 최씨에게 토지매입비와 개발자금 명목으로 2007년 1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총 19억원이 넘는 회사 돈을 줬으나 최씨가 이중 11억1,000만원 상당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씨의 고소는 지난해 8월 불기소(혐의 없음)로 마무리됐으며, 이씨는 이를 매우 억울하게 생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남긴 유서와 고소사건 기록을 재검토해 억울함이 있었는지 여부를 다시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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