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인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김재철 MBC 사장 선임은 낙하산 인사"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40일째 파업중인 MBC 노조는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야욕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으며, 민주통합당도 청와대를 비판하며 김 사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김 교수는 9일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발언을 보도한 한겨레 기사에 대해 "당시 안팎의 상황에 따라 (김 사장이) 임명됐다고 했는데 아예 청와대가 임명했다고 한 것처럼 왜곡됐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MBC 사장은 (청와대와)뜻이 같은 사람을 임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여 외부 개입설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교수는 "(당시 자신이) 직접 청와대 인사를 접촉한 적도 없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는 일면식도 없었다"면서도 최 전 위원장과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출신 인사들 여럿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사장 선임 당시 방문진 이사장이었던 그는 2010년 3월 한 인터뷰에서 김 사장이 '큰집(청와대)에 불려가 조인트를 까인 뒤 MBC 임원인사에서 좌파를 정리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돼 물러났다.
김 교수는 공정성 훼손 비판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을 겨냥해 "정부의 임명을 받았더라도 보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면서 "오히려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려 보도하는 편이 정부를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의 MBC 상황을 "주인이 계속 바뀌는 동안 폐허가 된 백마고지"에 빗대며 노조도 파업을 접고 방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사 '낙하산'논란과 이에 반발한 파업이 되풀이되는 것과 관련해 "여야가 방송의 독립을 보장하겠다는 협약이라도 국민 앞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파업중인 KBS 새노조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김인규 KBS 사장처럼 '대선 캠프 인사'가 보도기관의 수장이 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견해도 밝혔다.
MBC 노조는 성명을 내고 "MBC 보도가 불공정과 편파로 얼룩지고 청와대 주변 음식점에서 사장의 법인카드가 빈번하게 사용된 이유가 이제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가 김 사장을 불러 혼 낸 사실이 없다"면서 "MBC 임원인사는 MBC가 하는 것이고 사장 인사는 방문진 이사회에서 하는 것이지 청와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청와대를 끌어 들이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YTN 배석규 사장 재선임
한편 이날 열린 YTN이사회에서 노조의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배석규 사장이 재선임됐다. 연임에 반대해 8~10일 파업에 나선 노조는 조만간 2차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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