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군 모욕발언 용납할 수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군 모욕발언 용납할 수 없다

입력
2012.03.09 12:03
0 0

분명히 해둘 일이 있다. 사회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군도 성역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마땅히 국민의 통제를 받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가차없이 비판 받아야 한다. 과거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에서처럼 경계와 작전에 실패했을 때 국민으로부터 혹독하게 질타 받은 것은 그래서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군의 개별적 임무, 운영, 구성원들의 문제가 아닌 군의 존재가치, 나아가 안보의 당위성을 훼손하거나 심지어 부정하는 행위는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이런 행태를 대충 관용하는 행위는 국가 존속 및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국가안보 인식을 뿌리서부터 좀먹어 들어가도록 방치하는 이적행위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내정자의 ‘해적’ 발언을 한낱 철없는 20대의 치기 어린 발언으로만 보아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당사자는 사과는커녕 안팎의 비판에 대해 되레 “이들이 하는 게 해적질이 아니면 뭐냐”고 되받았다. 실제 진보좌파 진영에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같은 표현을 해온 사실이 새삼 드러났다. 명백히 잘못된 인식에 대한 관용 내지 무관심이 오도된 정당성 인식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정권이 바뀔 테니 당신이 결단하라. (안 그러면) 책임을 묻겠다”는 식의 정동영 통합민주당 상임고문의 협박 발언도 이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군 지휘관에게 명령을 거부하고 항거하라는 뜻이자, 엄중한 안보책임을 맡은 군인에게 정치적 행동을 강요하는 망언이다. 치졸하게 실언을 말꼬리 잡는 게 아닌, 근본적인 인식의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더욱이 한때는 안보를 책임지는 국군 최고통수권자가 되겠다고 나섰고, 여전히 그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중진 정치인의 발언이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 모골이 송연하다.

국방ㆍ안보 문제에서도 정책적 논쟁과 비판은 필요할뿐더러 얼마든지 허용돼야 한다. 하지만 안보를 희화화하고, 안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군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행위는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안보는 누구든 얄팍한 정치적, 정파적 계산 따위로 함부로 다뤄선 안될 국가 운영의 최상위 개념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