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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1년… 한국 소비자 패턴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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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1년… 한국 소비자 패턴이 바뀌었다

입력
2012.03.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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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세살 두 자녀를 둔 주부 이모(36)씨는 1년 전 동일본 대지진(3월11일)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일상적인 소비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국산 기저귀보다 부드럽고 흡수력이 좋아 주로 밤에 채우는 용도로 사던 일본제 ‘군기저귀’ 대신 유한킴벌리에서 나온 고급 제품인 ‘하기스 프리미어’로 바꿨다. 생선을 살 때는 일본산이 아닌지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하고, 이유식과 유아용 과자 등 가공식품도 일본제는 절대로 사지 않는다. 이 씨는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라면 대부분 일본제라면 일단 피하고 본다”고 전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원전사고 직후 일본산 수산물을 1년째 팔지 않고 있다. 원전사고 이후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유출된 데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서 세슘 등 방사성 물질 검출 적발 건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일본산 수산물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지진 이전 일본에서 수입해 왔던 대표적 수산물은 생태와 고등어. 대형마트에서 ▦고등어는 국내산과 노르웨이산이 잘 팔리고 ▦국내에서 나지 않는 생태는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래도 물량이 부족해 일부 마트에서는 생태 대신 대구가 훨씬 많이 팔리기도 했다.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NSC)는 지난해 한국에 수출된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 물량이 전년에 비해 16% 증가한 약 2만4,000톤, 1,104억원어치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다.

일본산 유아용품도 방사능 공포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한때 국산 기저귀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흡수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날개 돋친 듯 팔렸던 일본산 군, 메리즈 기저귀의 매출액은 지진 직전에 비해 50% 정도 감소한 상태다. 대신 국산 하기스 프리미어는 52%, 미국산 팸퍼스 기저귀는 매출액이 165% 급증했다.

G마켓도 일본 이유식 및 아기 간식이 81% 감소했고, 물티슈도 제품별로 15~78%까지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국산 이유식과 아기 간식의 판매량은 최대 30% 늘어났고 국산 물티슈도 51%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여행업도 타격이 심각하다. A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 수는 지진 전에 비해 60~70%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그 마나 이 정도도 많이 회복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값이 계속 떨어져 과거엔 상상도 하기 힘든 저가상품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원전사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은 홋카이도 등 다른 지역이 각광 받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 오는 일본인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다. 자국 내 여행을 기피하고 대신 인근 다른 국가로 해외여행을 가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 지진 직후만 해도 ‘자숙기간’으로 일시적으로 해외여행객 수가 줄었으나, 하반기부터 급증했다. 모두투어의 일본인 여행객 수는 지난해 2월에 비해 올해 2월 57%나 늘었을 정도.

이 때문에 일본과 우리나라를 오가는 비행편을 꽉 채우는 여행객도 한국인보다 일본인 비중이 높아졌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노선 일본인 승객 비중은 오사카의 경우 2010년 23%에서 38%로 증가했고 나고야는 52%에서 69%로 증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1월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승객 수가 1년 전에 비해 35% 급감했다”면서 “일본 원전사고 후유증이 점차 회복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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