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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뉴욕의 상뻬' 꼬마 니콜라 삽화가가 본 뉴욕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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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뉴욕의 상뻬' 꼬마 니콜라 삽화가가 본 뉴욕의 풍경

입력
2012.03.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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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상뻬/ 장 자끄 상뻬 지음·허지은 옮김/ 미메시스 발행·344쪽·2만4000원

이유 없이 얼굴이 빨개지고, 재채기가 멈추지 않는 두 소년의 우정을 통해 누구나 가진 콤플렉스를 아름다운 동화로 완성한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점심때마다 식당에서 마주치는 한 남자의 연애 소식에 각자의 옛사랑을 추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랑베르씨', 자전거포 사장 따뷔랭씨가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속사정을 풀어낸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장자끄 상뻬의 글과 그림엔 특유의 낙천성과 유머가 넘친다. 지극히 사소한 일화로 삶과 죽음, 인생의 의미를 통찰하는 그의 작품에서 늘 방황하는 우리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꼬마 니콜라> 와 <좀머씨 이야기> 의 삽화가로 잘 알려진 그는 1978년부터 30년 이상 미국의 유명 주간지 뉴요커의 표지 그림을 그려왔다. 1925년 창간 이래 표지에 기사 제목 없이 그림만 싣는 뉴요커는 그림 작가에겐 명예의 전당처럼 여겨진다.

뉴요커 표지를 장식해온 상뻬의 그림 150여점과 작가의 육성 인터뷰를 엮은 <뉴욕의 상뻬> 가 출간됐다. "파리는 초록인데 반해 뉴욕은 사방이 빨강, 초록, 노랑인 색깔투성이"라고 말하는 상뻬는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뉴욕의 풍광과 뉴요커의 삶에 귀 기울인다.

포도주 중개업소에서 일하며 밤마다 풍자화를 그리던 열일곱 살 소년이 훗날 동경하던 뉴요커에 그림을 싣게 된 계기, '랑베르 씨'의 뉴욕 버전인 화집 '뉴욕스케치'가 당시 뉴요커 사장인 윌리엄 숀의 요청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책 속에 담겼다.

지금도 가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주야장천 앉아서 혼잣말한다는 상뻬. "자 이걸 어쩐다. 음, 자전거 탄 사람은 안 그릴 거야. 그래,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자, 이것도 좀 아닌 거 같아. 나무 아래에 앉은 남자? 그것도 좀 그래." 마음에 들지 않는 화집이 출간되면 한동안 낙오자가 된 느낌에 사로잡힌다는 그다.

천재이기보다 더 많이 노력하는 사람인 상뻬에게는 늙지 않는 감성이 창작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난 항상 끊임없이 놀랍니다.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는 것을 봤는데,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떠 있는 거잖아요. 이런 사실 자체가 재미있고 매력적이지 않나요?"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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