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항공모함 추가 배치를 포함, 태평양 지역의 군사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이 이 지역에서 항공모함을 시험 운항하는 등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역내 패권 유지를 위한 맞대응 차원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2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주관한 산업회의에서 "태평양에 배치돼있는 미 해군 함정의 수를 현재 52% 수준에서 몇 년 안에 60% 수준까지 증강할 예정"이라며 "항공모함도 1척을 추가 배치해 총 6척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부장관은 또 "육군과 해병대의 순환 근무도 강화하겠다"며 "앞으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을 더 자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가 중국에 대한 선제공격 혹은 억지전략인지 아니면 방어 차원의 대비책인지 묻는 질문에는 "미군은 지난 60년간 아태 지역에서 충돌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며 "기존 역할을 변함 없이 계속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미국은 또 지역 내 레이더망 및 대잠함 전투력 제고, 장거리 핵 폭격기 개발 등과 함께 중국의 탄도 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방어망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영토 주권을 둘러싸고 일본, 베트남 등 주변국들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또 첫 항공모함 바랴그호를 올해 안에 정식 취역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 호주 및 필리핀 등과의 동맹관계를 격상하는 등 보다 강력한 대중 방어망 구축에 고삐를 죄고 있다.
뉴욕=이태규 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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