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4ㆍ11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국회의원 2명이 공천 결과에 불복하고 탈당을 선언하는 등 공천 후폭풍에 따른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이 앞으로 공천 추이를 지켜본 뒤 집단 탈당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여권 내홍이 총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 중진인 4선의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은 8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19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친이계 재선의 허천(강원 춘천) 의원에 이어 현역의원으로는 두 번째 탈당 선언이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에 대해 "계파에 따른 공천 학살이고 한풀이 기준에 따른 보복"이라며 "계파가 아닌 유권자에게 직접 심판 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허 의원과 이방호 전 의원 등도 전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은 지금이라도 감정적ㆍ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라"며 비판했다. 이 의원은 서울 은평을에서 공천을 받았으나 진수희ㆍ권택기 의원, 김해진 전 특임차관 등 자신의 측근들은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공천 유보 대상자로 거론됐다. 이 의원은 "최소한 컷오프 탈락자들에게는 조사 결과를 열람시켜주거나 공개해야 한다"며"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작업이 당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최종 입장은 공천이 마무리된 뒤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및 공천 반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일단 불공정 공천에 대해 경고한 것"며 "당의 대응을 지켜본 뒤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들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공천 탈락에 격노한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날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비상상황인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독주하고 있다"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비판에 가세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에서도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의원이 이날 공천 탈락에 반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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