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첨예한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8일 해군이 구럼비 바위 발파 작업을 이틀째 계속하고, 외지에서 온 시민단체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집회를 갖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 김모(59)씨는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 전체가 싸움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동네에서 살 맛이 안 난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기지 건설을 놓고 아직도 찬반이 갈리지만 마을이 조속히 안정돼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장모(45)씨는 "구럼비 바위가 발파된 이상 이제는 모든 논란을 끝내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 해군기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원 홍모(40)씨는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는 것은 바로 강정마을이 파괴되는 것이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제주도가 파괴되는 것"이라며 "당장 발파를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영 제주대 교수는 "해군기지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사업이라면 그 필요성과 타당성을 주민에게 납득시키고 추진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며 "제주도민들은 어떤 상황이든 해군기지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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