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4ㆍ11 총선 공천에 대한 반발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들까지 연일 공천 비판에 가세하는데다, 일부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독설도 거침 없이 쏟아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8일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정 전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이번 선거가 중요하고 어려운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비상시국이면 더 상의해야 하는데 왜 저렇게 독단적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장수를 뽑는데 용맹한 사람은 빼놓고 친위대 출신으로만 채우면서 나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보복으로 공멸하기 보다 큰 정치로 함께 사는 현명한 길을 택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친이계에는 엄격하고 친박계에는 관대한 공천"이라며 "닥치고 나가라는 식인데, 그러면서도 낙천자도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니 위선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김 지사도 연일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친이는 죽고 친박은 사는 밀실 공천이고 명분도 원칙도 없는 사천"이라고 비난하면서 "공천 결과의 책임은 박 비대위원장에게 있다"고 쏘아붙였다.
서울 영등포갑에서 공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은 더욱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전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박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정체성이 없다. 확실히 대통령병 환자다. 그녀는!"이라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직을 퍼스트레이디 일로 착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 라고 험담을 퍼부었다.
서울 서대문을에서 공천을 받은 정두언 의원도 공천 비판에 가세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모처럼 기자실에 들렀더니 공천 얘기로 수군수군. 2000년 이회창 시절로 돌아간 공천이라는 둥, '최재오 권방호'가 다하는 둥"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무리한 공천은 일시적으로 득세하지만 결국 몰락의 서곡이란 4년 전 교훈을 보고도 반복하는 이 어리석음!"이라고 적었다. 그가 지칭한 '최재오' '권방호'는 이번 공천을 주도하는 권영세 사무총장과 친박계 핵심 최모 의원을 2008년 총선 당시 공천을 주도했던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전 사무총장에 비유한 것이다.
서울 중랑갑 공천에서 탈락한 유정현 의원은 이날 재심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당사를 찾아 "핵심 당직자와 구의원 등 당원 2,000명의 탈당계를 받았다"며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두 탈당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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