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문태종(37ㆍ198cm)의 가치는 위기 상황에서 빛난다. 상대 수비가 몰려도 좀처럼 서두르는 법이 없다. 침착함과 파괴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8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의 2011~12 KB국민카드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 정규시즌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두 팀은 이날도 시소 경기를 펼쳤다. 4쿼터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전광판은 70-70을 가리키고 있었다.
연장전에서도 좀처럼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오히려 홈팀 KT였다. 연장 3분8초를 남기고 조동현이 3점슛을 꽂아 넣으며 75-72로 앞섰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과 정병국이 연속 득점을 올리며 77-75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 때부터 문태종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1분54초를 남기고 조동현의 골밑 공격을 블록으로 막았고, 이어진 속공에서 강혁의 로빙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또 KT가 찰스 로드의 덩크슛으로 2점 차로 추격하자 1분6초를 남기고 침착하게 골밑 슛을 성공시켰다. 전자랜드의 81-79 신승.
40분23초를 뛴 문태종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3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힐도 29점 11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둘은 무려 63점을 합작하며 값진 첫 승을 일궈냈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에 오를 확률은 96.7%(총 30회 중 29회 진출)였다.
반면 KT 슈터 조성민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69-70으로 한 점 뒤진 4쿼터. 1.6초 남기고 천금 같은 자유투를 얻었지만 두 번째 슛은 림을 외면했다. 정규시즌 자유투 성공률(92.3%) 1위답지 않게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연장 마지막 공격에서는 노마크 찬스에서 던진 3점슛이 림에서 벗어나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두 팀의 2차전은 10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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