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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드 바람… 갈아탈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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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드 바람… 갈아탈까 말까

입력
2012.03.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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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에도 하이브리드(hybridㆍ혼합) 바람이 불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드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기능을 혼합한 신종 카드. 카드사들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카드라며 적극 출시하고 있는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탄생배경부터 복잡하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의 일환으로 외상거래인 신용카드 대신 계좌 잔액만큼만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수수료 이익이 많은 신용카드를 포기할 수 없는 금융사들이 당국의 방침을 따르며 동시에 자신들의 이익 지키기 위해 내놓은 것이 바로 수수료가 적은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카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중순 '금융포인트리 하이브리드카드'를 내놓았다. 지정 한도액 내에서 통장 계좌에서 결제액이 이체되는 체크 결제가 적용되고, 지정 한도를 초과하면 신용 결제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한도액은 건당 2만~100만원, 월별로 5만~1,000만원 사이에서 고객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외환은행은 일찌감치 법인카드를 제외한 모든 신용카드에 체크 기능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New우리V카드, 우리V카드 Tiara, 우리V Oil100카드 등 몇몇 카드를 대상으로 신용카드에 체크카드 기능을 더한 '투인원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도 3월 중에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하이브리드카드가 득이 된다.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그대로 받으면서 지정 한도 범위 내에서 체크카드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연말정산 소득공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비율은 30%로 신용카드(20%)보다 10%포인트나 더 높다.

카드사들에게도 체크카드보다는 하이브리드카드가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통장 잔액이 부족하면 사용이 불가능한 체크카드와 달리, 하이브리드카드는 잔액이 부족하면 신용 결제로 넘어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용액이 늘어나고 가맹점 수수료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드의 등장으로 '외상구매를 줄여 가계대출을 억제하겠다'던 당국의 기본 취지는 희미해졌다. KB국민카드, 외환카드 등의 일부 카드는 체크카드 결제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넘어갈 때 별도로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체크카드의 장점이 실종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체크 결제 범위를 넘어서 신용 결제로 넘어갈 때는 고객들에게 고지를 해주는 것이 옳다"며 "어떻게든 사용을 늘리려는 카드사들의 꼼수 영업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카드가 결국 반짝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당장이야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에 버금가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끌기에 나서고 있지만, 신용카드보다는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점차 부가 서비스를 줄여갈 가능성이 크다. 고객 입장에서도 한도를 설정하고 계좌를 관리하는 등의 절차가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카드의 출시가 잇따르긴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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