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가 근검절약하면서도 진취적인 해병대원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습니다.”
해병대 상륙지원단 상륙지원대대 문원탁(46ㆍ해병대 부후 177기) 주임원사는 일가족이 많기로 유명한 해병대에서도 단연 돋보이는‘해병대 패밀리’다.
장녀 문라원(22ㆍ부후 323기ㆍ상륙지원단 인사참모실) 하사와 장남 문찬호(21ㆍ부후 323기ㆍ1사단 7연대 정훈 행정담당) 하사가 모두 해병대에 복무하고 있다. 부인 김수빈(43)씨의 이종사촌 4명도 현역 해병대 부사관 등으로 복무중이다. 1981년 작고한 장인도 베트남전 참전 경험이 있는 해병대 예비역 중사다. 문 원사의 처이모 4명도 모두 해병대 출신과 결혼했고 부인의 이종사촌 2명도 해병대 예비역이다. 현역과 예비역을 합하면 일가 14명이 해병대 가족인 셈이다. 해병 2개 분대(통상 8명이 1개 분대)에 달하는 규모다. 현역 복무중인 가족들은 서북단 백령도, 연평도부터 포항까지 전국의 해안을 지키고 있고 병과(兵科)도 헌병, 공병, 보병, 포병, 정훈 등을 아우른다.
문 원사는 1985년 입대해 27년째 복무하고 있는 해병대 가족의 최선임자다. 그는 “장인 어른이 해병대 출신이고 가족 대부분이 해병대라 장모님이 결혼할 때부터 저를 좋아하셨다”며 “아내도 ‘해병대가 아니면 딸들을 절대 시집보내지 않겠다’고 못박아 둔 상태”라고 말했다. 현역 복무중인 남매는 ‘무에타이 남매’로도 유명한데, 모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10년 이상 무에타이를 연마해 왔고 격투기 사범증도 갖고 있다.
‘해병대 가족’은 1년에 한번씩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포항에서 모인다. 문라원 하사는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 대화의 시작과 끝이 모두 해병대 이야기”라며 “해병대 출신들의 입담이 세다고 하지만 서로 다 아는 사이라 가족간에는 과장이 심한 무용담은 절대 존재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아침 출근 전 방문을 열었다가 군복을 입고 안방에서 나오는 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라 경례를 하기도 한다”며 “다시 태어나도 해병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는 특유의 끈끈함으로 ‘가족 해병대’가 많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1사단에 근무중인 김헌재 하사(부사관 324기)와 신승섭 하사가 모두 3대째 해병이고, 같은 사단의 이지은 하사(부사관 325기)는 포항 교육훈련단 이필훈 하사(부사관 316기)와 남매 사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군 생활에 대한 강한 자부심 때문에 형제나 자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해병대 복무를 권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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