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중단하는 대신 로열티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추가소송을 냈다. 한편으론 협상, 한편으론 공격을 펴는 '화(和)ㆍ전(戰)'양면책을 쓸 만큼 양사의 수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의 통신사인 다우존스는 6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구글 운영체계를 탑재한 스마트폰 업체들)을 상대로 크로스 라이선스(특허공유) 협상을 제안했다. 애플은 특허소송을 끝내는 대신 스마트폰 한 대당 5~15달러 가량의 로열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 로열티면 단말기 판매 단가의 1~1.25% 수준이다.
애플이 이 같은 타협안을 낸 건 특허소송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소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뜻. 최근 독일 만하임 법원 판결을 비롯해 대부분 본안 소송이 원고패소(피고 승소)로 끝나면서, 양 사 모두 비장의 카드로 내세웠던 특허기술들이 소송무기로서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시간으로 보나 비용으로 보나 양사 모두 소송전에 부담을 느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의 로열티 협상제의 사실을 부인했다. 동시에 애플을 상대로 추가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4S와 아이패드2가 ▦화면 분할에 따른 검색종류 표시방법 ▦가로ㆍ세로 회전 상태에 따른 이용자사용환경(UI) 표시 방법 ▦단문메시지(SMS)와 사진표시 방법 등 특허를 침해했다며 6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특허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추가소송 역시 '협상불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벌어질 로열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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