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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제약사들, 약값 내린 정부에 '겁없는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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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제약사들, 약값 내린 정부에 '겁없는 소송'

입력
2012.03.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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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정부의 약가 인하에 반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제약사들이 실질적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제약협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부의 약가인하방안에 대한 소송을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일성신약이 가장 먼저 서울행정법원에 약가인하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기한다.

일성신약 관계자는 "법무법인 태평양측이 비공개로 소장을 접수할 것"이라며 "늦어도 8일 전까지 접수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송에는 직전 이사장 회사인 경동제약을 비롯해 7~8개사가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행상황에 따라 최대 70여개사가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제약회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은 낸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으로 우선 협회 임원사들이 총대를 메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정부의 개별의약품 일괄약가인하 공고에 대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부터 건강보험에 등재된 의약품 가운데 절반인 6,506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2% 낮추기로 했다고 고시한 상태다. 제약사들은 이 같은 정부안대로 약가인하가 이뤄질 경우 손실액이 무려 1조7,000억원, 총매출액의 약 10%에 달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법원이 제약사들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본안 소송이 나올 때까지 약가인하 조치는 보류된다. 제약사들은 기각될 경우에도 곧바로 본안소송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소송전이 제약업계 전체로 확산되기 힘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제약사 한 임원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등 정부가 쥐고 있는 칼자루가 너무 많은 게 현실"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싸운다는 것 자체에 회의적인 분위기도 적지 않지만 워낙 약가인하가 가져올 타격이 커 하는데 까지 해보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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