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두 개의 초콜릿 쿠키 사이에 하얀 크림이 가득 담긴 과자. 살아있는 미국 문화의 상징이자 전 세계 어린이들의 친구. 올해로 100살의 생일을 맞은 주인공 오레오 얘기입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도시에선 오레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1912년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오레오는 지금 크기보다 컸고, 시큼한 레몬맛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피넛버터 오레오, 3단 오레오 등 다양한 버전들이 출시됐고, 중국에선 녹차맛 오레오까지 나와있다는 군요.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연간 2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그 역사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이 갑니다.
긴 역사만큼 사연들도 많습니다. 1950년대 미국사회에서 분 흑인인권운동 때 '오레오'라는 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였구요. 1990년대 말에는 돼지비계성분(라드)이 첨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돼지고기를 터부시하는 유대교 미국인들에겐 금기 과자가 될 뻔도 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오레오와 인연이 있는데요. 2010년 흰색 바탕에 검은색 무늬가 들어간 운동화를 내놓았는데 소비자들은 금새 '오레오' 운동화로 불렀습니다. 이 나이키 운동화의 정확한 명칭은 '에어 조던 리트로6'로, 현재 국내에서도 '에어 조던 리트로6 오레오'로 불리며 팔리고 있습니다.
오레오는 지난 2003년부터 동서식품이 수입해 판매해오다 작년부터는 동서식품이 오레오 제조사인 크래프트푸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동서식품은 국내에서도 오는 4월이나 5월 100주년 기념 로고를 넣은 패키지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국내 오레오의 TV광고는 현재 배우 이순재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가 나란히 앉아 오레오를 비틀어 크림을 먼저 맛보고 우유에 찍어먹는 내용입니다. 3대가 먹는 방법을 공유할 수 있는 건 100년이나 된 역사 깊은 과자라는 의미이겠지요.
참고로 우리나라의 최고(最古)과자는 크라운산도입니다. 1961년 처음 나왔으니까 50살이 넘었네요. 산도 역시 쿠키 사이에 크림이 들어있으니까, 오레오랑 유사점도 있습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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