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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애인들에 '참된 목소리' 선물한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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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애인들에 '참된 목소리' 선물한 대학생들

입력
2012.03.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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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진소리' 어플리케이션(앱)에 대해 발표하겠습니다."

6일 서울대 교육정보관 내 부스 한 곳에서 또박또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이는 올 2월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한 김진솔(25)씨. 하지만 음성이 흘러나온 건 그의 입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였다. 김씨는 생후 4개월 때 들린 경기(驚氣)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2급 언어장애인이다. 그런 그가 성신여대 IT(정보기술)학부 학생인 이지호(20), 김수연(20)양과 힘을 합쳐 개발한 앱 '진소리'를 사용해 직접 시제품 설명에 나선 것이다. 이양은 "앱이 진솔군의 참된 목소리가 되면 좋겠단 기대를 이름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겨울방학 기간 내내 만든 이 앱으로 이날 서울대 QoLT산업기술지원센터와 서울대 학내 동아리 '타디스(TaDIS)'가 공동 주최한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보조기기 및 스마트폰 앱 공모전' 시상식에서 스마트폰 앱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주최 측은 "실생활에서 장애인에게 필요한 표현과 기능이 잘 구현됐다"고 평했다. QoLT센터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진소리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글자를 입력하고 말하기 버튼을 건드리면 이를 소리로 출력해주는 앱이다. 자주 쓰는 표현은 미리 '즐겨 찾기'에 등록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장문의 저장도 가능하다. 김씨는 "이미 일상에서 진소리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글씨를 써 보여주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보다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이양은 "한글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앱은 진소리가 처음"이라며 "앞으로 자음만 넣어도 문장이 저절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자동 완성' 기능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조기기 부문 최우수상은 이석백(26ㆍ동의대 컴퓨터공학과 4)군 등 5명이 제출한 '모스부호(단음과 장음으로 글자를 표현하는 부호)를 이용한 PC 입력 보조 장치'에 돌아갔다. 중증 장애인이 눈 깜빡임만으로 키보드나 마우스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특수 안경을 착용하고 왼쪽 눈을 깜빡이면 장음, 오른쪽 눈을 감으면 단음을 표시하는 식이다. 이군은 "PC 조작을 못해 정보에서 소외되는 장애인이 없도록 하자는 게 개발 취지"라며 "충분한 적용 테스트를 거친 뒤 상용화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공모전 시상식과 함께 열린 시연 행사엔 독거 노인을 위한 응급상황 알림 시스템과 시각 장애인용 수저, 한 손으로 머리 묶는 기구, 보행 도우미 로봇, 버스 알리미 앱 등 14점의 응모작이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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