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심제 국가이면서도 정작 대통령의 리더십을 연구하는 곳이 없어요.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학술 단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닭과 지네'에 비유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승부사'로, 고 노무현 대통령을 '검투사'로 규정해 화제를 뿌렸던 최진(52)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이 '한국대통령리더십학회'를 만든다. 국내 최초의 특화된 대통령 리더십 학회다. 행정학 박사인 그는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고 러시아 미국 중국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권력이동이 일어나는 대전환기"라며 "어떤 정치인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도약과 추락이 갈릴 한국의 차기 지도자 리더십 연구를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업 경영 리더십 연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고 봐야 옳다.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술이 리더십으로 규정되잖아요. 일상 생활에서도 리더십 연구에 대한 수요는 많았지만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와 연구는 부족했어요. 한 나라 지도자의 리더십이 국정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대통령 리더십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할 학술단체 구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던 이유다.
최 소장이 대통령 리더십에 처음 관심을 가진 때는 20여년 전인 김영삼 정부 시절. 당시 한 시사주간지 기자로 청와대를 출입했던 그는 "'부통령'으로 불리던 이원종 정무수석이 대통령과 소통하는 방식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며 "제도적인 장치보다 참모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의 스타일이 국정 운영의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홍보비서실, 노무현 정부 땐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 청와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이 경험은 다양한 주장의 이론적 토대가 됐다. 2008년 정가의 필독서가 됐던 <대통령 리더십 총론> , <인간 김대중과 새로운 리더십> , <대통령 리더십> 등의 저서도 이런 이력의 산물이다. 대통령> 인간> 대통령>
100여명의 전ㆍ현직 교수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회지만 여느 학회들이 그러하듯 현실 정치에 기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 소장은 이에 대해 "단순한 연구와 학문적 대안 제시가 아니라, 실천적이고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해 차별화 하겠다"고 했다. 차기 대선 주자들의 리더십을 분석하고 유권자들과 공유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학회는 해야 할 말은 적시적소에 할 수 있는 소장 학자들을 중심으로 꾸릴 생각이다. "행정, 정치학 교수들이 주축이지만 실제 대통령의 리더십 만큼은 보다 입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는 만큼 심리, 경제, 예술 등 각 분야 전문가들도 머리를 맞대 기존 전문가들이 놓친 부분까지 잡아낼 것"이라는 각오다.
차기 대통령감에 대해선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여야 한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전임 대통령이 결핍된 부분을 보완하는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지도자가 됐어요.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부족한 점이 소통이라고 한다면 차기 대통령은 이른바 '통통(通通) 리더십'의 소유자가 되리라 봅니다."
학회 창립식은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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