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을 구조한 퇴역 해경 경비함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폭침될 당시 가장 먼저 달려간 선박이 해경의 500톤급 경비함 501함(사진)이다. 501함은 침몰 직전 천안함 뱃머리에서 승조원 55명을 구조했다. 1978년 건조돼 33년간 서해를 누빈 이 함정이 소임을 마치고 퇴역하자 활용방안을 놓고 인천 서구와 인천해양경찰서가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구는 지난해 9월과 11월 각각 퇴역한 해경 경비함 501함과 503함을 경인아라뱃길 정서진에 전시하기 위해 인천해경과 협의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구는 인천해경으로부터 무상임대 제의를 받았지만 대여보다는 매입을 하는 것이 관광자원으로서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할 경우 내부 시설 개보수 등을 해경이 제한하게 돼 구가 검토 중인 해상 관광호텔로의 활용은 어렵기 때문이다. 역대 500톤급 퇴역 경비함들이 1억5,000만원 정도에 고철업체에 매각된 것을 감안하면 매입에 필요한 예산 부담도 크지 않은 편이다. 선실을 숙박시설이나 식당으로 바꾸려면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구는 관련부서 공무원들로 태스크포스 구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해상호텔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다양한 활용방안 중 하나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두 함정을 안보체험 교육장 등으로 활용하려 했던 인천해경은 해상호텔 이야기가 나오자 정색하고 있다. 503함은 매각에 큰 문제가 없지만 501함은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이 있어 해상호텔로의 개조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501함은 안보교육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며 "501함 매각과 관련해서는 서구와 어떤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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