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나도 뭔가 도와야 할 텐데…"
세상을 떠나며 전 재산 3,500만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요양원에 기부한 100세 김화식 할머니의 따뜻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한국 전쟁 당시 남편과 함께 북에서 내려온 김 할머니는 남편이 숨진 뒤 2007년 서울 중랑구의 한 요양원에 들어갈 때까지 정부보조금을 푼푼이 모아 저축할 만큼 알뜰했다. 늘 남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요양원 관계자는 "할머니는 온화한 성품이셨고 특히 아이들을 좋아하셨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봉사활동 오는 사람들을 만나면 소녀처럼 활짝 웃으셨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찾아오면 할머니는 "고맙다"는 말만 했다고 한다. 생전에 할머니 수발을 들었던 자원봉사자 정신홍(33)씨는 "봉사활동을 갈 때면 할머니께서는 '고맙다'는 얘기와 함께 '나도 도와야 할 텐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그 마음 그대로 요양원 입소 당시 수중에 있던 전세보증금 3,500만원 중 2,500만원을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해 어린이재단에 내놓았고, 나머지 1,000만원은 요양원에 기부하겠다고 유언했다.
김 할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 6일 새벽 노환으로 별세했다. 7일 입관식을 거쳐 충북 음성 꽃동네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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