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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여성정책, 복지에 무게… 생활 밀착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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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여성정책, 복지에 무게… 생활 밀착 부족

입력
2012.03.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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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성들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 인권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돼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6일 성 평등과 여성의 일자리, 건강, 안전 등 6개 분야의 여성 종합대책이 담긴 '여성의 삶을 바꾸는 서울 비전'을 발표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추진본부 공동대표를 역임하고 1998년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박 시장이 내놓은 여성정책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여성들의 기호에 맞춘 시설개선과 생활편의가 주를 이뤘던 오세훈 전 시장의 '여행(여성행복)'프로젝트와 일견 비교되면서 박원순 표 여성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전이 오 전시장의 '여행' 프로젝트를 확대발전 시키면서 한편으로 복지 개념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서울시 여성 정책의 방향전환이 예고된다고 분석했다.

박 시장이 발표한 '여성의 삶을 바꾸는 서울 비전'은 시작부터 '양성 평등'이다. 그는 "시의 정책을 짜고 예산을 편성할 때 양성 평등을 고려하는지를 검토 하도록 결재 서류의 검토 항목에 성(性) 인지 항목을 추가했고 성 평등위원회도 만들었다"며 "여성이 웃어야 서울이 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비전에는 ▦성 평등 실현 ▦여성 일자리 확대 ▦건강 관리 ▦범죄 예방 ▦출산과 양육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의 6가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세부 정책들이 포함됐다. 시는 여성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현재 2,900명에 달하는 시와 시 투자 출연기관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단계적으로 정규직화 하고 유통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2시간 이상 서서 일하지 않기'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여성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25개 자치구에 '여성건강지원센터'를, 시립병원에는 여성 우울증 예방과 치료를 위한 '여성 전용 정신 건강 치료센터'를 각각 설치키로 했다.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건축심의 등에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기법을 도입 건축 심의 과정에서 신축 건물에 밖에서 탑승자를 확인할 수 있는 투시형 엘리베이터, 사각지대 안전거울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전체 가로등의 30%에 달하는 6만8,000개의 조명을 기존 나트륨 등보다 2배 밝은 LED 등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4월에는 '직장맘 지원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주차면수가 30면 이상의 규모인 모든 주차장에는 여성 우선주차장을 설치키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중장기 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68개 사업에 3조 8,78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등 상당수 관련정책의 구체적 시행 시기와 규모가 확정 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또 오 전 시장의 정책만큼 눈에 띄는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이 없어 맥이 빠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 실장은 "오 전 시장의 정책들은 보도 블록 교체 등 여성을 위한 시설 개선이 주를 이뤘다"면서 "화장실 개선과 여성 전용 주차장 설치 등의 기존 정책의 장점은 확대 발전 시키고, 여성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콘텐트에 초점을 맞춰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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