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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회 제네바 모터쇼, 이것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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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회 제네바 모터쇼, 이것을 주목하라

입력
2012.03.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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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크기가) 작아질수록 (시장 점유율은) 커진다.'

연료비에 대한 부담으로 큰 차 대신 작은 차를 찾는 소비자의 경제적 욕구. 여기에 인구 밀집도가 높아가는 대도시의 도로가 머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는 사회적 이유까지 더해져 세계 자동차 업계는 '작지만 알찬 차'만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82회 제네바모터쇼 역시 자동차 업계의 고민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났다. '미래로 차를 움직인다(Driving into The Future)'라는 슬로건으로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를 3가지 관전 포인트로 살펴본다.

골프, 두 복병을 만나다

세계적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유럽판'은 이번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현대차 'i30 왜건'과 기아차의'씨드(Cee'd)'에 주목했다. 올 가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될 폴크스바겐의 7세대 '골프'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 차량으로 꼽은 것이다.

골프는 지난해 유럽에서 49만3,855대가 팔리며 3년 연속 유럽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지킨 준중형의 최강자. 2009년 6세대 출시 이후 3년 만에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전 모델과 비교해 역동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유럽 시장 공략용을 위한 전략 차종으로 개발한 해치백 스타일의 i30와 씨드는 지난해 각 브랜드 중 유럽에서 가장 많은 8만853대, 7만1,930대가 팔리며 유럽 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i30는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이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당시 직접 타고 줄 자를 대면서까지 꼼꼼하게 살핀 후 "왜 우리는 이렇게 못 만드느냐"며 역정을 냈을 만큼 경계하고 있다. 2013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50만 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는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역동성을 더 살렸다.

독일 빅3, 이번엔 소형차 전쟁이다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세계적 고급 브랜드들마저도 이번 모터쇼에서 '작은 차'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 했던 분위기를 소형차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우디의 'A3'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A3가 잘 달리느냐가 아우디는 물론 폴크스바겐 그룹의 앞날이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신차 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플랫폼(자동차의 기본골격)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20년 'MQB'라 불리는 새 플랫폼으로 그룹 전체 생산량의 95%(약 1,000만대 예상)를 만들 계획이다.

A3는 바로 새 플랫폼을 적용한 1번 타자. 또 운전자가 7인치 3D화면에 손가락으로 글자를 입력하면 차가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차량정보) 시스템도 탑재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야심작 '신형 3세대 A클래스'를 내세웠다. 역시 벤츠가 소형차 전용으로 새로 만든 앞바퀴구동플랫폼(MFA)을 처음 썼다. 30대 중반~40대의 젊은 운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고든 와그너 벤츠 수석 디자이너는 "최근 메르세데스의 차 중 가장 멋진 디자인"이라며 "A3와 BMW '1시리즈'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시장 공략법은?

지난해 유럽 시장 판매량이 9%나 하락한 포드는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미니밴 시장 공략을 위해 'B-MAX'를 처음 선보였다. 이 차는 뒤쪽 문과 B필러(앞문과 뒷문 사이 공간)를 일체형으로 디자인해서 슬라이딩 도어 같은 느낌을 주고 타고 내리는 공간을 1,500㎜까지 넓힐 수 있어 짐 싣기도 편리하다. 포드는 이 차를 본고장 미국에서 팔지 않고 유럽에서만 팔 계획이다.

도요타는 유럽형 하이브리드카 '야리스'로 승부를 걸었다. 유럽의 소형차 중 첫번째 풀 하이브리드카인 야리스는 도요타의 첫번째 유럽형 하이브리드 '아우리스'보다 차는 크지만 전기모터와 배터리 팩을 가볍게 해 무게는 20% 정도 가벼워졌다. 게다가 배터리 팩과 연료 탱크를 뒷자리 아래에 뒀기 때문에 짐 싣는 공간을 가솔린, 디젤 모델과 똑같이 확보했다.

혼다 역시 지난해 말 미국, 한국에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의 유럽형 모델을 선보인다. 혼다 측은"미국 출시 모델과 승차감과 핸들링이 다르다"며 "실내 공간도 유럽 소비자들이 좋아할 수 있게 좀 더 넓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의 경제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경제적이고 실용성이 뛰어난 차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디자인이나 성능 등 자동차를 구별 짓던 핵심 요소들이 되려 부수적 요소가 돼 버렸다"고 밝혔다.

한편 제네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Volt)'가 '2012 유럽 올해의 차'에 뽑혔다. 이 차는 GM의 유럽계열사인 오펠에서 '암페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럽 23개 나라 59명의 자동차 전문 기자가 뽑은 이번 시상식에서 볼트는 폴크스바겐의 '업', 포드 '포커스'등을 제쳤다. 볼트는 이로써 지난해 '북미 올해의 차'에 2연패를 차지했다.

● 제네바 모터쇼

1931년 이후 매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자동차전시회.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도쿄모터쇼, 파리모터쇼와 함께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힌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이기 때문에, 그 해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자동차 강국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고 유일하게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나라에서 열리는 모터쇼인 만큼 특정국가나 메이커에 쏠리지 않는 객관성과 중립성도 강점이다.

제네바(스위스)=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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