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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눈물은 반대시위로 자제력 상실 탓" 가디언, 5가지 의미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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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눈물은 반대시위로 자제력 상실 탓" 가디언, 5가지 의미 부여

입력
2012.03.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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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4일 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승리를 선언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인한 이미지로 각인된 그가 눈물을 보인 것은 의외였다. 푸틴 눈물의 의미를 다섯 가지로 풀어볼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먼저 푸틴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자제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가열된 자신에 대한 반대 시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푸틴은 시위가 '어둠의 세력이 꾸민 음모'라고 주장하며 서방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증거는 없다. 오히려 공정 선거와 다원적 정치체계라는 시위대의 요구는 온건한 편이다. 이 같은 점을 이해하지 못한 푸틴은 장기집권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실감각의 상실을 보여줬다.

푸틴이 눈물을 보인 직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공보실장은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의 바람이 거센 것은 사실이지만 이 설명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명백한 것을 애매하게 만들기 위해 이해 못할 설명을 하는 것은 러시아 지도부의 오랜 습관이다. 이런 설명은 때론 우습고 때론 섬뜩하게 나타나는데 바람 운운한 것은 우스운 쪽에 속한다.

푸틴이 대통령 복귀를 앞두고 성형수술을 했다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돌았다. 눈가 주름이 사라지고 광대뼈가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는 푸틴의 얼굴을 카메라가 당겨 비추자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사람들은 북극에서 곰과 겨루거나 두려움 없이 잠수함을 탈 때 보여준 푸틴의 투박한 얼굴을 그리워한다.

푸틴의 눈물은 러시아의 정치풍자가 다시 활발해졌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푸틴이 눈물을 흘린 뒤 트위터에는 비염 때문이라는 둥,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만든 최루성 꽃 때문이라는 둥 조롱성 해설이 쏟아졌다. 1980년대 영화 제목에서 따온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는 문구도 시위대의 전단에 등장했다.

푸틴의 눈물은 과거의 냉담한 모습과 대조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푸틴은 2004년 베슬란학교 인질사건으로 300여명의 학생이 희생됐을 때도, 2000년 쿠르수크 잠수함 사고로 해군 108명이 수장됐을 때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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