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32∙KCC)과 양동근(31∙모비스)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다.
그러나 성격과 스타일이 다르다. 귀화혼혈선수 전태풍은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키는 178cm로 작지만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고, 순간 스피드가 돋보인다. 반면 양동근은 겸손하다. 타고난 재능보다 성실히 훈련을 소화해 최고 자리에 올랐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은 상대 가드를 압박하는 최고의 무기다. 또 '바람의 파이터'로 불릴 만큼 질풍 같은 돌파와 정교한 슛을 갖추고 있다.
전태풍과 양동근이 최고 가드 자리를 놓고 7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진검 승부'를 펼친다. 올 시즌 6차례 맞대결에선 전태풍이 웃었다. 평균 18.5점 4.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KCC도 5승1패로 모비스를 압도했다. 양동근은 평균 16.7점을 올리며 분투했지만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정규 시즌은 의미가 없다. 올 시즌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플레이오프에서 웃어야 진짜 승자다.
단기전은 '야전사령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기 조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어깨가 무겁다.
전태풍과 양동근은 든든한 '빅 맨'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 KCC는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cm)-자밀 왓킨스(211cm), 모비스는 함지훈(198cm)-테렌스 레더(200cm)가 페인트존을 지킨다. 이들의 높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도 높다.
오성식 MBC SPORTS+ 해설위원은 "전태풍과 양동근은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어 평균 이상의 몫을 해줄 것 같다"며 "전태풍은 부상 탓에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지만 임재현이 뒤를 받쳐줘 부담 없이 경기를 뛸 수 있다. 양동근은 체력이 좋아 활용도가 높다. 서로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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