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송필용 개인전 '달빛매화'/ 꽃망울 틔우는 매화… 그 찰나의 생동 오롯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송필용 개인전 '달빛매화'/ 꽃망울 틔우는 매화… 그 찰나의 생동 오롯이

입력
2012.03.06 11:23
0 0

추운 겨우내 꽃망울을 머금다 봄에 비로소 만개하는 매화는 은은하게 멀리까지 퍼지는 향기로 문인정신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졌다. 동양화가라면 즐겨 사용하는 소재지만 송필용(54) 화백은 한지가 아닌 캔버스에, 먹이 아닌 유화물감으로 매화를 그린다.

잠시 광주에 머물고 있는 송씨는 1989년부터 고매(古梅)가 많은 담양에서 줄곧 작업해왔다. 함께 한 시간만큼 매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매화는 꽃망울이 맺힌 후 만개하기까지의 과정이 특히 감동적"이라는 그는 "매화 나무는 뒤틀리고 못생겼지만 600년 된 고매도 꽃을 피울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고 했다.

송씨는 섬세하게 형태를 다듬기보다 수묵화처럼 한번에 그려내며 매화 나무가 뿜는 기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매화가 다소 투박하면서도 생동감을 주는 이유다.

그간 이십여 차례 다녀온 금강산의 폭포수를 담아내 한때 '폭포 작가'로도 알려진 송씨의 힘과 탄력이 넘치는 필치는 매화 그림에도 고스란히 묻어있다. 거친 붓질이 보이는 줄기와 풍파를 이겨내고 피워낸 여린 매화꽃의 대비가 눈길을 끈다. 달빛 아래 가느다란 줄기를 늘어뜨린 매화는 때로 고요한 느낌을 준다.

매화는 보통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꽃망울을 터뜨린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피워내는 봄꽃은 아침까지 몽우리 지다가 오후에 만개해 꽃망울을 틔우는 순간을 보기는 쉽지 않다. 송씨의 캔버스 속 매화에는 그 찰나의 순간까지 담겨있다. 붉은 홍매와 달빛 아래 핀 월매, 긴 세월을 껴안은 고매까지 2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7일부터 20일까지. (02)730-7817~8

이인선기자 kel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