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 마케팅팀 유석희 차장은 지난 주 업무를 마치고 팀원들과 서울 영등포의 한 극장을 찾았다. 배우 이나영이 3년 만에 출연한 영화 '하울링'을 보기 위해서다. 유 차장은 "입사 후 단체 영화 관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나영에 대한 LG하우시스 임직원들의 사랑이 뜨겁다. 사무실 입구나 복도, 직원들 책상 위 어디서나 이나영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사내 홈페이지에서는 '하울링 보기 캠페인'이 한창이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이나영은 LG하우시스의 인테리어 브랜드인 'Z:IN(지인)' 광고모델. 2009년 LG하우시스가 LG화학과 분리된 이후 줄곧 모델을 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회사이름이 바뀌고 새 사옥으로 이주하는 등의 곡절을 처음부터 함께한 배우"라며 "그래서인지 임직원들의 애정이 더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LG하우시스=이나영'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됐다는 것.
그렇다고 LG하우시스만의 짝사랑은 아닌 듯 하다. 이나영은 연초에 열린 LG하우시스의 시무식에 깜짝 등장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광고모델이라도 기업 시무식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 이나영은 이 자리에서 새해 인사와 함께 오랜만에 출연하는 영화 하울링도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500명의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을 하고 사인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후 사내 인트라넷에는 하울링 흥행에 힘을 보태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달 16일 영화가 개봉하자 팀 별로 줄지어 단체관람을 했다. 전체 2,700명의 직원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은 영화를 봤다는 전언이다.
LG하우시스 직원은 "광고주와 광고모델이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윈-윈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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