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대통령직 3선에 도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블라디미르 추로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5일 "잠정 개표 결과 푸틴 총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99.97%의 개표가 이뤄진 5일 오후 푸틴 총리가 63.60%의 득표율을 기록, 러시아 제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는 17.18%를 얻어 2위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후보 3명은 한 자릿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쳤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65.3%로 잠정 집계됐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4일(현지시간) 투표가 끝난 뒤 크렘린궁 옆 광장에 모인 10만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푸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데 감사를 표하며 "공개적이고 정직한 선거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고 밝혔다. 푸틴 지지자들은 "대통령 푸틴" "우리는 푸틴을 믿는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푸틴 총리의 득표율은 현지 여론조사기관들이 실시한 출구 조사결과보다 높은 수치다. 앞서 여론조사 기관 브치옴과 폼은 푸틴 총리의 득표율을 각각 58.3%, 59.3%로 예상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한 뒤 4년간 '실세 총리'를 지낸 푸틴 총리는 5월부터 임기 6년의 대통령직을 다시 맡게 된다. 하지만 야권이 각종 부정선거 행위가 자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푸틴 총리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정국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가노프는 "이번 선거가 공정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푸틴이 예전처럼 러시아를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은 5일 오후 모스크바 시내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고 대정부 강경 투쟁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5일 푸틴 총리에게 축전을 보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협력과 북핵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며 "전략적 동반자관계 내실화를 위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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