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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지상주의… "대학 나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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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지상주의… "대학 나오셨나요?"

입력
2012.03.0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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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해마다 대학 진학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 치솟는 등록금에도 대학 진학률은 여전히 70%가 넘지만 대학졸업장만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6일 밤 10시 방송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이 학벌 사회의 실태와 부작용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1위다.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며 자살 충동 이유의 50% 이상이 성적과 진학 문제라는 조사도 있다. 이처럼 진학이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는 데도 학벌에 집착하는 현상은 노동 시장의 구조 때문이다. 국내 고졸자 초임은 대졸자의 75~81%에 불과하고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비정규ㆍ저임금 노동자가 되는 것을 피하려 너도나도 학벌 경쟁에 나선다.

2010년 학벌 타파 등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수입 억 원을 지원한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생겨 21개교 3,600명을 선발했다. 학교는 맞춤식 직업 교육을 실시하고, 기업은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특성화고 교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학력의 시대는 지나고 능력과 경력의 시대가 왔다"고 했다. 하지만 기업 내에서 고졸자들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산학 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독일 헤센 주의 한 직업학교 학생들은 협약 체결 기업에 어렵지 않게 취직하고 노사 협약이 정한 기준에 따라 안정된 임금을 받는다. 기술 인력을 우대하는 독일 사회의 특징이다. 기업체에서 일하는 산업 마이스터와 자영업자인 수공 마이스터는 중산층 이상의 대우를 받고 때로는 박사 학위에 버금가는 권위를 갖는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 고졸자들을 선발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없는 건 아니다. 학력 차별이 없는 직장에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 우수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 학벌 사회를 바꾸기 위해 정부와 학교, 기업, 구직자가 모두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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