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에 대한 징계에 들어갔다. 우선 경기 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LG 투수 박현준(26)과 김성현(23)은 당분간 야구 선수로서 모든 활동이 정지된다.
KBO는 5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두 선수에 대해 일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현준과 김성현은 훈련은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경기 등 구단 활동에 일절 참가할 수 없고, 그 기간 동안 참가활동보수도 받을 수 없다.
KBO의 야구규약 제144조 3항은 물의를 일으켜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한 선수에 대해서는 야구 활동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성현은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경기 조작에 가담한 뒤 수백만원의 사례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일 구속됐다. 같은 혐의로 지난 2일 검찰에 출석한 박현준은 조사가 끝난 뒤 귀가했으나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드러나는 선수에 대해 똑같이 제재하고, 추후 해당 선수에 대한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상벌위원회를 따로 열어 징계수위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선수는 영구 제명이 될 전망이다.
KBO는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9개 구단 단장들로 이뤄진 실행위원회와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선수 징계와 별도로 KBO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상 규명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KBO는 "그간 프로야구를 사랑해 준 모든 야구 팬과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기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머리 숙여 사죄한다"면서 "진상이 철저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사건 관련자는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또 KBO는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법 행위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더 투명하고 공정한 프로야구를 만들어가겠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의 경기력과 페어플레이를 통해 반드시 야구 팬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KBO는 5일까지 자진신고를 받았지만 자진 신고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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