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공천 심사를 담당하는 여야의 핵심 인사들이 찾아오는 예비후보들을 피하기 위해 거처를 일시적으로 옮기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최근 여의도 인근의 한 호텔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에서 권 총장의 차량이 자주 목격됐다는 것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언이다. 권 총장은 최근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예비후보들과 기자들을) 피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 있으나 공개되면 난처해지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 정홍원 공천위원장도 주말마다 경기 분당의 교회에 나갈 때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피해 다니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보다 일찍 교회를 찾아 늦게 나오는'시간 차 행보'전략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도 최근 서울 잠원동 자택을 비우고 지인들만 아는 서울 모처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야에 자택을 찾아와 "공천을 달라'면서 청탁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지난주 민주통합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서울의 한 호텔 앞에서는 한 공천심사위원이 예비후보를 피해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최고위원회의에 공천 심사 내용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들른 이 공천심사위원에게 공천 발표 보류 지역의 한 예비후보가 억울한 점을 설명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입장이 난처해진 이 공천심사위원은 자신의 운전기사를 재빨리 호출해 현장을 벗어났다.
정치권 관계자는"공천 신청자들이 청탁하거나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공천심사위원들을 찾게 되고, 공천심사위원들은 이들을 피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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