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배구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를 아세요? 스타플레이어 덕분이 아니라 팀워크가 좋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에서 조양호(사진) 회장은 팀워크를 화두로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어느 한 사람, 한 부서가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내ㆍ운송ㆍ예약 등 전부서가 조화를 이루며 서로 책임지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이어 임원들에게 태블릿 PC를 나눠주며 현장으로 나가 직접 발로 뛰면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이를 업무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대한항공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달부터는 '부서간 1촌 맺기', '해피아워(부서간 간식타임)', '경영층과 SNS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내 소통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임원ㆍ사원간 거리를 좁히고, 각 부서 및 동료들 간 교류도 활발해지면서 "타 부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이제야 정확히 알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어려운 국면을 조직 내 원활한 소통을 통해 돌파하며 세계 명품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며 "이로 인해 직원들간 소속감이 끈끈해지면서 회사 분위기도 한층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프라를 추가했다. 지난 2일 글로벌 항공업계 최초로 재무ㆍ자재ㆍ정비 등 전 부문의 전사적 자원관리(ERPㆍ기업 내 통합정보 시스템)를 완성, 가동에 들어간 것. 한 달도 넘게 걸리던 항공노선별 영업현황 파악이 실시간 가능해졌고, 3주 소요되던 회계 결산도 5일이면 충분해 획기적인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조양호 회장은 "ERP를 통해 완벽한 시스템 경영을 정착시켜 세계 항공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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