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리아 반군 철수한 홈스서 정부군 보복학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리아 반군 철수한 홈스서 정부군 보복학살

입력
2012.03.04 17:33
0 0

시리아 반군이 거점인 홈스에서 철수하면서 이 지역에 처형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목격자 증언을 인용, 정부군의 수중에 넘어간 홈스의 바바 아므르 지역에서 반군과 주민들에 대한 즉결 처형이 자행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반군이 퇴각하면서 제기된 정부군의 야만적 보복 행위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바바 아므르 외곽의 한 반정부 활동가는 인터넷 통신을 이용해 "2일 밤 (반군으로 추정되는) 14~50세의 남성 여럿이 쇼핑센터를 개조한 임시 구금소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앞서 이날 바바 아므르에서 17건의 약식처형이 이뤄졌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시리아 정부에 경고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목격자 증언이 속속 나오면서 처형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반체제 단체인 시리아 지역조정위원회(LCC)는 "최소 14명이 처형 당했다"고 밝혔다.

반군 세력인 자유시리아군이 1일 홈스에서 '전략상 후퇴'하면서 이 지역은 말 그대로 지옥의 도시로 변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홈스에 투입된 지상군들이 집집마다 수색해 주민들을 한 줄로 세운 후 총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한 주민은 "문 앞마다 시체가 쌓여있다"며 "전기가 끊어지고 음식과 물도 다 떨어져 사람들은 눈을 녹여 마실 물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정부군에 의한 보복 살인이 시작됐다"며 두려움에 떨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한달 간 홈스에서만 7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지원까지 차단한 채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RC 관계자는 3일 "정부가 홈스까지는 진입을 허용했으나 정작 (학살이 자행되는) 바바 아므르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며 "아직 구호품도 전달하지 못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아수라장이 된 홈스에 적십자를 대신해 물과 식량을 공급하는 것은 밀수업자들이다. FT는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던 전문 밀수꾼들이 반정부 활동가들과 함께 홈스에 물과 음식, 의약품들을 나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대부분은 돈을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무보수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며칠 동안 목숨을 걸고 부상자들을 등에 업어 레바논 국경지대로 나른 한 밀수업자는 "자유를 부르짖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일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