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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칸촌, 부패관리 몰아내고 지도자 직접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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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칸촌, 부패관리 몰아내고 지도자 직접 선출

입력
2012.03.0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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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의 한 시골 마을 주민들이 부패한 지방 관리들을 쫓아내고 선거를 통해 시위 주도자를 지방 정부 지도자로 당당하게 선출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우칸(烏坎 )촌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촌 위원회 선거 결과 린주롼(林祖戀ㆍ사진)과 양써마오(楊色茂)가 촌 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이 무려 81%에 달한 이날 선거에서 그 동안 반부패 시위를 주도한 린주롼과 양써마오는 각각 6,205표와 3,609표를 얻어 당선됐다. 중국의 촌 위원회 선거에서는 대개 당국이 꼽은 후보자들이 아무 경쟁 없이 당선되던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엔 이러한 선거 부정 등이 자행되지 않았으며 주민들은 자유롭게 투표했다. 한 주민은 "민주적 선거를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선출된 이들이 토지 문제와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칸촌 주민이 반부패 시위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촌 위원회와 공산당이 마을 공동 소유의 토지를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넘기자 주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시위가 확산되자 부패 사슬로 얽힌 지방 당국은 공안과 무장 경찰들을 대거 투입, 강경 진압에 나섰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던 주민 중 일부는 공안에 끌려가 고문 의혹 속에 사망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12월까지 넉 달간이나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결국 광둥성은 시위 참가자를 석방하며 자유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내 놓았다.

이번 우칸촌 사건은 부패한 권력에 맞서 주민들이 직접 시위를 한 뒤 새로운 지도자를 세웠다는 점에서 풀 뿌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노리는 왕양(汪洋) 광둥성 당 서기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우칸촌 사건을 이용한 측면이 있다며 사건의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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