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롯데관광개발 김기병(74) 회장을 470억원대의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김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희 동아면세점 사장의 남편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회사 주식 185만주(시가 730억원)를 명의신탁과 허위 주주명부 작성 등의 수법으로 두 아들에게 불법 증여한 뒤 증여세 476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다.
김 회장은 회사 임원 명의로 관리하던 주식을 1998년 12월 자신의 명의로 실명 전환했다가 6년 뒤 주식반환 소송을 통해 다시 임원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소유관계를 위장한 이후, 2008년 이 주식의 실소유자가 두 아들인 것처럼 허위 주주명부를 작성해 서울지방국세청에 제출했다. 김 회장은 "해당 주식은 1978년에 두 아들에게 증여한 것이고 이미 과세 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하며 증여세 납부를 회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장기간 치밀한 계획으로 조세포탈을 시도한 점을 볼 때 엄벌이 필요하지만 김 회장이 고령이고 세금을 전액 납부한 점을 감안해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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