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 남서부의 무인도와 암초들을 놓고 이름 짓기 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은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은 센카쿠열도(尖閣列島)라고 부르는 영토 분쟁 지역의 각 섬에 중일이 서로 자국식 이름을 부여해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 바 ‘작명 전쟁’이다.
중국은 3일 댜오위다오와 근처 무인도 70곳의 중국식 이름을 지어 공식 발표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같은 날 센카쿠열도의 4개 섬을 포함해 39개 무인도에 추가로 이름을 붙인 것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름 짓기 전쟁의 포문을 연 곳은 일본이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은 1월 센카쿠열도와 부근 도서의 작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또 자국 지도에도 일본식 이름의 섬 지명을 표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이미 99개 섬에 이름을 부여, 관련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러한 일본의 행보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일본의 일방적인 댜오위다오 관련 조치는 모두 불법이고 무효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며 “댜오위다오는 예로부터 중국의 영토였고 중국은 논쟁할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이 댜오위다오와 그 부근 섬에 어떤 이름을 짓더라도 그 도서들이 중국 소유라는 점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일본의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해양 조사 활동에서도 신경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달 19일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 두 척이 해양 조사 활동을 한 것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당시 동해총대 소속 순찰함을 보내 일본 측량선을 내 쫓은 뒤, 일본의 행위가 중국법은 물론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