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의 포효가 한국 축구를 쩌렁쩌렁 울리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 축구의 '대세'는 이동국(33ㆍ전북)이다. 대표팀에서도, 프로축구에서도 신들린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3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개막전에서 전반 13분과 18분 잇달아 골 네트를 가르며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99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뒤 성남전까지 총 279경기에서 117골을 뽑아내 프로축구 통산 최다 득점 신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우성용 인천 코치가 439경기에서 수립한 116골.
전북은 후반 35분 터진 에닝요의 프리킥 결승골을 묶어 3-2로 승리, 2연속 정상 등극을 향한 첫 걸음을 기분 좋게 내디뎠다.
이동국은 지난달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최종전(2-0) 풀타임 출전으로 피로 누적이 우려됐다. 그러나 대표팀에서의 맹활약으로 신바람 났는지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31분 교체될 때까지 세 차례 슈팅으로 두 골을 뽑아냈다. 후반 1분 세 번째 슈팅은 하강진 골키퍼의 선방에 걸려 아쉽게 해트트릭이 무산됐다. '원샷 원킬', 절정의 골 감각이다.
통산 최다 골로 프로축구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 이동국은 올 시즌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동국은 성남전이 끝난 뒤 "매 경기 골을 넣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하겠다. 올 시즌 목표는 44골"이라고 '경기당 1골' 도전을 선언했다.
정규리그 경기당 1골은 공격수로서'입신의 경지'를 의미한다. 프로축구에는 전례가 없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달성한 예가 극히 드물다. '스트라이커의 교과서'라고 불린 마르코 반바스텐(네덜란드)이 아약스 암스테르담에서 활약하던 80년대 세 차례 기록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40골을 터트렸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2009~10 시즌 35경기에서 34골을 뽑아낸 것이 최고 기록이다.
'경기당 1골' 도전을 천명했다는 것은 이동국이 현재 얼마나 자신에 차 있고 스스로를 믿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A매치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최근 3경기에서 5골을 터트렸다.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목표로 한 44골을 달성하지는 못해도 김도훈 성남 코치가 2003년 수립한 정규리그 최다 골(40경기 28골) 기록은 충분히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수원 삼성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부산을 1-0으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방울뱀 축구'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주는 같은 날 인천을 3-1로 완파하고 돌풍을 예고했다. 서울은 대구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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