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부터 24일까지 약 한 달 동안 4ㆍ11 총선과 관련한 트위터 민심을 분석한 결과를 압축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와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국민들은 극심한 사회ㆍ경제 양극화, 서민 경제의 침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입안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키워드별 트위터 민심 분석
트위터 이용자들이 2월 한 달 동안 총선과 관련해 글을 올리면서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FTA'였다.(트위터 이용자들은 한미FTA를 FTA로 줄여 쓰고 있다) 총선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253만여건의 조사 대상 트윗 글 내용 중 FTA는 총 31만 2,167회가 언급돼 다른 키워드를 압도했다. FTA의 뒤를 이어 'MB'(6만 2,061회), '4대강'(1만 5,709회) '등록금'(1만 2,869회) '청년'(1만 2,047회)순으로 언급 빈도가 높았다.
이 키워드들을 분류한 뒤 트윗 글 속에서 각각의 키워드들이 어떤 말들과 자주 짝을 이루는지를 살펴본 결과, 'FTA'는 '폐기'라는 단어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도수를 살펴보면 FTA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폐기'(13만 4,740회)는 두 번째로 높은 '발효'(3만4,756회)보다 4배 가까이나 언급량이 많았다. 이는 트위터 공간에서는 한미FTA 반대, 한미FTA 폐기 여론이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FTA 폐기'가 민주통합당 공천과 관련된 트윗 글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의 한미FTA 처리 협상 과정에서 온건 성향을 드러낸 민주당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한미FTA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에 투표하자는 트위터 내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FTA는 'GMO''재협상''발효중단' 등과도 짝을 많이 이뤘는데, 이 같은 사실로 미뤄볼 때 트위터 이용자들은 한미FTA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FTA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된 총선 관련 키워드인 'MB'는 '반''거짓말''심판'이라는 단어들과 자주 어울려 언급됐다. 이들 단어들은 서로 비슷한 빈도로 MB와 짝을 이뤄 트윗 글에 등장했다. 이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4·11 총선을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거나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대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주로 '낙선운동''찬성'등과 자주 연결됐다. 이는 최근 시민단체들이 총선 예비후보들 가운데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찬성했거나 동조한 인사들의 명단을 작성·공개하고 낙선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 트위터 민심 분석
트위터 민심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교육·경제·고용·복지 등 트위터 글들을 범주별로 나누어 '중심성'이 높은 단어들을 살펴본 결과 주름이 깊게 패인 서민경제의 현주소와 국민들의 탄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중심성의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관련 범주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이슈라고 볼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 트윗 글들은 주로 '등록금'문제를 화제의 중심에 놓고 있었다. 2월이 각 대학의 1학기 등록금 납부기간과 겹치기 때문인지 트위터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높아진 등록금과 생색내기에 그친 등록금 인하율 등을 성토하고, 파격적인 등록금 인하및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또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왕따'도 교육 분야에서 거론된 주요 이슈였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금''경제민주화' 등이 핵심적인 화제였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부자 증세와 양극화 해소 방안 등에 대한 관심이 트윗 글에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어 '뉴타운''부동산' 등도 자주 거론됐다. 이밖에 고용 분야에서는 '비정규직' '일자리' '임금'과 같은 단어들의 중심성이 높았고, 복지 분야에서는 '복지국가' '무상복지' '무상의료' 등의 단어가 트윗 글의 중심어로 자주 언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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