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행 저가항공티켓이 쏟아지고 있다. 관광비수기로 접어든데다 저가항공사간에 경쟁이 붙으면서, 제주도에 가는 것보다 더 싼 일본행 티켓도 나왔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각 저가항공사들은 비수기인 3월이 시작되자마자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통해 초저가 일본행 항공권을 속속 내놓고 있다. 통상 항공사들은 3월과 6월, 9월을 비수기로 꼽는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동거리가 짧아 저가항공사들은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에 노선을 넓혔고 승객 유치를 위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3월 인천~오사카 왕복항공료를 12만원(이하 유류할증료 별도)에 내놓았다. 이스타항공도 3월말 오사카 노선 신규 취항을 앞두고 9만9,000원에 왕복항공료를 맞출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3월 한달 간 인천~도쿄 구간의 항공료도 9만9,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저가항공 티켓이 몰리는 곳은 거리가 워낙 가까운 후쿠오카 노선이다. 일부 저가항공사들의 후쿠오카행 왕복티킷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로 제주도를 가는 것보다도 저렴해졌다.
제주항공은 새로 취항하는 인천~후쿠오카 노선의 가격을 7만9,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승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이벤트라고는 하지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인 셈.
예컨대 이달에 국내 대형항공사로 김포~제주를 주말에 왕복할 경우 ▦운임비 18만5,800원 ▦유류할증료 2만6,400원 ▦공항이용료 8,000원이 포함돼 모두 22만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내놓은 인천~후쿠오카 왕복요금은 ▦운임비 7만9,000원에 ▦유류할증료 및 제반요금, 공항이용료등 10만400원을 합쳐 총 17만9,400원이면 된다. 후쿠오카 왕복이 제주왕복 보다 4만원이나 저렴한 셈이다.
같은 제주항공으로 김포~제주를 오갈 경우에도 정상 운임료(부대비용 포함)는 16만6,400원이다. 결국 제주항공을 타도 1만원 정도만 더 내면 일본을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에어부산은 부산~도쿄 항공권을 13만9,000원에, 이스타항공은 부산~도쿄를 19만9,000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한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제주 왕복보다도 싸다는 것은 항공사로서도 분명 부담되는 가격"이라며 "하지만 신규 노선의 고객기반을 넓히기 위해선 비수기에 한해서라도 파격세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5월 이면 일본 전일본공수(ANA) 계열의 일본 최초 저가항공사인 피치항공도 인천~오사카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 취항할 예정. 피치 역시 파격적인 가격대의 티켓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하늘길의 가격할인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른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대형항공사들은 중장거리 국제선에 집중하고 국내선과 일본 중국 등 단거리 국제노선은 저가항공사들의 몫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장차 제주도와 일본 도시들이 경쟁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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