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모험 등 5권/코난 도일 지음·승영조 옮김
/현대문학 발행·각권 1만2,000원
영국의 세계적 스파이 소설 작가 존 르 카레가 말했다. "특별히 멋진 표현도 없고, 톡톡 튀는 슬기로운 형용사도 없고, 절묘한 심리적 통찰도 없다. 그 대신 우리는 이야기의 완벽함을 목격하게 된다. 대화와 서술의 완벽한 상호작용, 완벽한 성격 묘사와 완벽한 타이밍." 다름 아닌 셜록 홈즈 시리즈에 바치는 찬사다.
영국 소설가 코난 도일(1859~1930)이 남긴 '탐정소설의 대명사' 셜록 홈즈 시리즈 전집이 새로운 번역으로 나온다. 셜록 홈즈 마니아로 꼽히는 문학평론가 겸 번역가 승영조(53)씨가 번역을 맡은 이번 전집의 1차분으로, 단편 56편을 수록한 작품집 5권이 출간됐다. <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 회고록> <돌아온 셜록 홈즈> <그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의 사건집> . 현대문학은 8월쯤 4권의 장편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 <공포의 계곡> 을 내고 전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공포의> 바스커빌> 네> 주홍색> 셜록> 그의> 돌아온> 셜록> 셜록>
셜록 홈즈 전집 출간은 2002년 황금가지와 시간과공간사(현 시공사) 번역판 이후 10년 만이다. 셜록 홈즈 연구가인 레슬리 클링거가 수 천 건의 주석을 단 전집을 저본으로 삼고 기존 번역판의 오역을 바로잡은 것이 이번 판의 특징이다. 승영조씨는 앞서 권당 1,000쪽이 넘는 클링거의 주석판을 번역(<주석 달린 셜록 홈즈 1ㆍ2> , 북폴리오 발행)했고, 남은 한 권도 7월쯤 출간할 계획이다. 승씨에게 셜록 홈즈 시리즈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주석>
_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발표된 이래 120년 넘게 절판된 적이 없다니, 셜록 홈즈의 매력은 뭘까.
"단연 천재적인 추리력. 그는 놀라운 관찰력을 바탕으로 늘 추리의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데, 듣고 나면 실은 너무나 당연한 추리로 보인다는 점 또한 놀랍다. 홈즈와 더불어 당시 유명했던 탐정 캐릭터로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팽'과 에밀 가보리오의 '르코크'가 있었는데 둘 다 이제 거의 잊혀졌다."
_발표 당시부터 호응이 대단했다고 들었다. 홈즈 이야기가 지겨워진 코난 도일이 단편 '마지막 문제'(1893)에서 홈즈를 죽이자 어느 독자는 "이 짐승!"이라며 작가를 비난했다던데.
"그 때문에 코난 도일은 1887년 장편 '주홍색 연구'부터 1927년 단편 '쇼스콤 고택'까지 무려 40년 간 줄기차게 홈즈 이야기를 발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덕분에 홈즈는 73세까지 탐정 노릇을 해야만 했다."
_셜록 홈즈는 실제 모델이 있나.
"코난 도일의 애든버러대 의대 스승 조지프 벨. 그의 의학적 관찰과 연역은 학생들뿐 아니라 동료들까지 놀라게 했다고 한다. 도일은 벨의 병동 조수로 발탁된 덕분에, 환자를 척 보고 수많은 사실을 연역해내는 스승의 "등골 오싹한 솜씨"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벨은 홈즈 시리즈가 발표된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 에 기고한 글에 "학생들이 관찰력을 기르는 데 흥미를 느끼도록 환자의 전력, 국적, 직업 등을 척척 알아맞히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썼다." 스트랜드>
_셜록 홈즈 시리즈가 후대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은.
"홈즈와 왓슨 2인조에 대한 존 르 카레의 말이다. '오늘날 경찰 드라마도 두 사람을 끊임없이 모방하고 있다. 버디무디(두 친구가 공동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에도 거의 전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들 2인조가 없었다면 현대의 공포물도 양상이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홈즈 이야기에 특별히 멋진 표현이 없다는 그의 말은 인정하기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홈즈의 명언집을 만들어볼까 싶을 만큼 멋진 표현이 많다."
_셜로키언(Sherlockianㆍ미국), 홈지언(Holmesianㆍ영국)이라 불리는 마니아 독자들의 역할은.
"이들은 1934년 클럽을 만들어 매년 모임을 갖고 계간지를 발간하고 있다. 미국 전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해리 트루먼, 작가 엘러리 퀸과 아이작 아시모프 등도 회원이다. 이들은 '셜록학' 또는 '홈즈학'을 창시해 무수한 논문도 냈다. 홈즈와 왓슨, 모리아티 교수 등 소설 속 모든 등장 인물을 실존 인물로, 모든 사건을 실제 사건으로 보고 작품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